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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택의 고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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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강원닷컴 최형석 시민기자
댓글 0건 조회 202회 작성일 23-09-01 1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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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담 속 귀신들은 꼭 질문을 던진다. "파란 휴지 줄까, 빨간 휴지 줄까" 하고 묻는 화장실 귀신은 기담계의 고전이다. 한때 유행했던 빨간 마스크 괴담에서는 빨간 마스크를 쓴 여자가 어린 아이에게 다가와 묻는다. "내가 예쁘니?" 이런 기담이 공포스러운 지점은 마치 선택을 잘 하면 안전하게 위기 상황을 빠져나갈 수 있을 것 같지만 그 기대를 기어이 배반하고 만다는 데 있다.

최근 읻다 출판사에서 출간된 <여름기담> 시리즈도 마찬가지다. 이 시리즈는 매운맛과 순한맛으로 나뉜 2권짜리 소설집이다. 기묘하고 긴장감을 불러일으키는 이야기들을 모았다. 귀신의 질문이 그렇듯, 어느 맛을 골라 읽어도 등골이 서늘해지기는 마찬가지다. 출판사 설명에 따르면 순한맛은 "충분히 무섭지만 순한 이야기", 매운맛은 "작정하고 무섭게, 독한 이야기"다.

소설집에는 젊은 작가 8인이 참여했다. 이주혜, 정선임, 범유진, 전예진은 순한맛을, 백민석, 한은형, 성혜령, 성해나는 매운맛을 담당했다. 각각 한 편의 단편소설과 작가의 말을 실었다.

이 시리즈의 책의 모양새도 기이하다. 표지는 마치 매운맛·순한맛 인스턴트 카레 패키지처럼 절취선과 성분표, 영양정보, 제조일 등을 담고 있다. 유기농 인증표시 대신 유기농담 표시가 붙어있다. 책날개에 적힌 조리방법은 이렇다. "1. 주변을 어둡게 조성해 주세요. 2. 분신사바를 통해 읽을 단편을 정합니다. 3. 더 이상 혼자가 아니라는 걸 느끼며 독서에 매진합니다."

예상과는 달리 매운맛의 이야기는 귀신과 저주, 괴물보다 더 무서운 인간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이 시리즈를 읽을 때마다 마음이 소름끼치고 등골이 오싹해진다. 어떤 이야기를 선택하든 마찬가지로 무섭고 긴장감이 가득하다.

여름은 고요하고 밀폐된 분위기를 가지고 있다. 비 오는 날에 창문을 열고 책을 읽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상쾌해진다. 하지만 이번에는 기분이 상쾌해지기보다는 더욱 불안해진다. 읻다 출판사의 <여름기담> 시리즈를 읽을 때는 주변을 어둡게 하고 분신사바에 의지하며 좀 더 집중해서 책을 읽어보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이 시리즈는 그 어떤 선택을 하더라도 놓칠 수 없는 공포와 긴장감을 전해줄 것이다.

강원닷컴 최형석 시민기자

기사 작성일23-09-01 1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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