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6년 미국 경매장에서의 이랜드의 대단한 행운
1996년 5월, 미국 뉴욕의 소더비 경매장에 예사롭지 않은 물건이 등장했다. 존 F 케네디 미국 35대 대통령이 재임 시절 애용한 골프백과 골프채 2세트였다. 그의 손때가 묻은 애장품은 당대 미국의 유명 배우와 정계 인사 등이 앞다퉈 소장하길 원할 정도로 인기였다. 그런데 이변이 발생했다. 이름도 생소한 한국의 패션 기업 이랜드가 38만7500달러에 최종 낙찰받았기 때문이다. 당시 이랜드의 ‘행운’이 얼마나 대단한 것이었는지는 몇 년 뒤 케네디 대통령의 두 번째 골프백이 경매에 부쳐졌을 때 입증됐다. 이때는 첫 낙찰가의 두 배에 달하는 77만2500달러에 주인이 정해졌다. 주인은 케네디 대통령의 조카사위인 아널드 슈워제네거였다. ‘터미네이터’를 이긴 이랜드 경매팀. 1990년대에 아시아의 낯선 기업이 미국 정계의 상징과도 같은 경매품을 가져갈 것이라고는 아무도 상상하지 못했다. 당시 경매에 참여한 이랜드그룹 관계자는 “현지 문화에 대해 철저하게 사전 조사하고, 예상 경매가와 지급 가능한 한계 가격을 미리 정해두는 등 매우 전략적으로 접근했다”며 “누구보다 빠른 정보 습득이 필요한 만큼 집착 수준의 관심이 있어야만 가능한 일이었다”고 돌아봤다. ‘잉글랜드’를 모방해 사명을 지은 박성수 이랜드그룹 회장은 당시 어떤 꿈을 꾸고 있었던 것일까. 언론을 비롯해 공개 장소에 거의 등장하지 않는 박 회장 스타일상 그의 생각을 온전히 알 수는 없다. 다만, 박 회장과 이랜드 임직원이 약 30년의 세월에 걸쳐 50만여 점에 달하는 ‘세상에 둘도 없는 물건’을 중단없이 꾸준히 수집해 왔다는 것을 감안하면 그의 꿈을 ...
강원닷컴 고재신 시민기자
기사 작성일23-07-27 1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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